◆ 보석의 색
색은 보석에 있어 가장 눈에 잘 드러나는 특성으로 대부분의 보석에서 색은 아름다움과 가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이것은 가장 중요한 보석 감별 특징이므로 보석의 색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1. 빛과 보석의 색
색은 빛과 함께 시작된다. 사실상 빛이 없으면 색상도, 시각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색은 빛이 물질에 비추어졌을 때 일어나는 반사와 굴절, 흡수, 투과, 산란 등의 과정을 통해 우리 눈의 망막을 자극하여 생겨나는 감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빛에 대해 먼저 학습할 필요가 있다.
태양으로부터 얻는 전자기파의 광선을 파장이 짧은 순서부터 전자기 스펙트럼으로 배열하 면 감마선, X-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라디오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 며, 이들 광선은 각 파장의 길이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우리들이 보통 빛이라고 하는 것 은 이러한 태양으로부터 방사되는 수많은 전자파 중에서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400-700nm 정도 범위의 가시광선(visible light)을 말한다[그림 1-1].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가시광선은 프리즘 실험을 통해서 각 파장의 길이에 따라 적색으로부터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에 이르는 7가지의 다른 색상으로 나타나 며, 적색으로부터 보라색으로 갈수록 파장이 짧아진다. 그리고 적색(赤色)보다 파장이 긴 빛을 적외선(赤外線), 보라색(紫色)보다 파장이 짧은 빛을 자외선(紫外線)이라 한다. 태양으 로부터 지구상에 도달하는 광선은 가시광선 영역이 가장 많으며, 이 영역의 색상을 모두 합하면 백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햇빛이 백색으로 보인다. 가시광선은 우리의 일상생활 뿐 만 아니라 보석을 선택하거나 가치를 평가할 때도, 그리고 보석을 감별하는 데도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출처: 조기선, 이두희(1994). 보석학 일반. 고려원미디어. p85
[그림 1-1] 가시광선을 포함한 우주전자 스펙트럼(electromagnetic spectrum)
가시광선을 포함한 우주전자 스펙트럼의 전자기파를 파장에 따라 배열한 것이다.
2. 보석의 발색 원인
(1) 선택적 흡수
물체의 색은 가시광선 중에서 어느 파장을 흡수하고 어느 파장을 반사(산란) 또는 투 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물질이 모든 파장의 빛을 반사시키면 백색으로, 모든 빛을 투과하면 무색으로 나타난다. 반대로 모든 파장의 빛을 흡수하면 흑색으로 보이 며, 이것 역시 채색의 특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석에 가시광선의 보라색 이 흡수되면 백색광의 남은 부분의 색은 서로 혼합되어 보석을 황색으로 보이게 한다. 또 황색에서 보라색까지의 파장이 흡수되면 남은 색이 혼합되어 보석은 빨간색으로 보인다. 이렇게 흡수가 일어난 후의 나머지 색을 잔류색이라 하고 우리는 이 잔류색을 물체의 색으로 느낀다. 예를 들어 청색의 사파이어는 청색 이외의 모든 파장의 빛을 흡수하므로 우리 눈에 청색으로 보인다. 이때 흡수하는 빛의 색과 반사되는 빛의 색은 서로 보색 관계에 있다.
이와 같이 어떤 물체가 색을 띠기 위해서는 가시광선 영역(백색광)의 빛을 흡수하여야 한다. 즉, 색은 근본적으로 물체에 의한 빛의 선택적 흡수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이다.
(2) 선택적 흡수의 원인
보석에 의한 빛의 선택적 흡수는 보석에 들어 있는 화학적 조성이나 불순물 원소가 그 원인이 되기도 하고 보석의 결정 구조에 따라서도 흡수가 달라진다. 즉, 보석이 색을 나 타내는 원인은 화학조성, 화학적 불순물, 결정 구조와 그 변화 등에 의해 결정된다.
(가) 화학조성과 불순물에 의한 원인
보석의 색은 내부의 발색 원소라 불리는 전이원소(轉移元素, transition elements)가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발생한다<표 1-1>. 그 발색 원소에 의해 보석에 색이 나타나는 원인에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
1) 자색보석(自色寶石, idiochromatic mineral)
색을 내는 전이원소가 그 보석을 구성하는 주요 화학 성분인 경우를 자색보석 이라고 한다. 페리도트의 특징적인 녹색은 철(Fe)에 의해 생기며, 이 철(Fe)의 발색 원소는 페리도트를 구성하는 화학조성 자체의 성분 원소이다. 이와 같이 자색 보석은 색을 내는 발색 원소가 보석을 형성하는 기본적 화학 성분 중 하 나이기 때문에 색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표 1-2>.
2) 타색 보석(他色寶石, allochromatic)
전이원소가 보석의 주된 구성 원소가 아니라 미량의 불순물이 포함되어 색을 나타내는 경우를 타색 보석이라 한다. 즉, 많은 보석들이 순수한 상태에서는 무 색이지만 화학적 구성 속에 미량의 불순물이 들어간 경우는 어떠한 특징적 색 을 띠게 된다. 예를 들어 커런덤(Al2O3)의 결정 구조 내에 아무런 불순물 원소 가 없으면 색이 생기지 않게 되어 무색 사파이어가 되지만, 알루미늄(Al)이 미량 의 불순물 크로뮴(Cr)으로 대체되면 적색을 띠는 루비가 되고, 철과 타이타늄 (Fe+Ti)으로 대체가 되면 청색 사파이어가 된다. 이와 같이 타색 보석은 불순물 원소에 따라서 하나의 보석 종(種)에서 여러 가지 색을 지니는 변종(變種)을 가 지게 된다.
불순물 원소는 동일 원소가 항상 같은 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보 석에서 각기 다른 색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루비의 적색과 에메랄드의 녹색 은 크로뮴의 동일원소에 의해서도 다른 색상을 보이고 있다. 이 두 보석은 모두 타색광물이고 동일한 불순물에 의해 색상을 띠지만 불순물 원자에 속하는 전자 가 빛으로부터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과 단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 <표 1-3>은 타색 보석의 불순물 원소에 따른 보석의 종류와 색을 정리한 것이다.
